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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도 둥글고, 공도 둥글고, 주식도 둥글고 "공은 둥글다. 비탈에서 공은 자기가 원하는 만큼 굴러간 뒤에도 훨씬 더 먼 거리를 굴러간다." 아내가 지난 주말에 선물해준 김연수 작가님의 '지지 않는다는 말'이란 책의 내용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사모님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군 복무 시절에 부대의 운동장이 산 위에 있었는데, 그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때면, 공이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이등병들이 운동장을 둘러싸 서있어야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이 산 아래로 무심하게 굴러 떨어질 때면, 공을 끌어당기는 중력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산 아래로 뛰어가 공을 잡아 다시 운동장으로 걸어 올라가야만 했다는. ㅠㅠ 주식도 공을 닮은 것인지 어떤 이유를 대서든 높은 곳에서 주고 받고 한참을 머물다가도 비탈길로 데구르르 순식간에 하락하게 되는 때가 .. 2024. 4. 22.
소중한 것, 소중히 대하는 일들에 대해 일주일 만에 책상 앞에 차분히 앉아있다. 지난주 화요일 솜이가 수술을 한 이후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솜이는 올해 사람 나이로 칠십 대 정도 되는 13살 우리 집 반려견이다. 배를 절개하고 유선종양을 적출하는 솜이의 고통을 나눠가질 순 없지만, 그 고통을 이해하려는 마음만으로도 일상은 제법 무거워졌다. 몸은 집에 돌아와도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은 돌아갈 집이 없었다. 무엇을 소중히 대하는 일에 대해 생각했다. 소중한 것은 조심스럽고, 그래서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무게가 실린다. 천천히, 그리고 살며시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안아주게 된다. 살면서 나는 무엇을 소중하게 대했을까? 삶의 어떤 존재들이 내 마음에 소중히 들어왔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소중한 것이 없는 삶은 척박한 땅과 같기에. 2.. 2024. 3. 12.
영화 로기완을 보다가, 머무는 일들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15시간은 가야 하는 곳, 벨기에. 영화는 그 먼 땅에서 탈북자 로기완이 난민 신청을 하고 거주를 허가받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랑과 연민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영화에서 로기완의 어머니가 이런 말을 한다. "좋은 땅에 가서, 네 이름 갖고 살라." 내가 머무는 땅을 떠나 이민을 가고 공부를 하고 여행을 떠나는 일들이 관심인 세상에서 내가 머무는 곳에 대해 잠시 생각하게 된다. 태어나 보니 살아야 하는, 살게되는 곳. 낯선 풍경, 낯선 냄새라고는 없는 지독히도 익숙한 곳. 흰 쌀밥과 된장찌개 같은 곳. 긴 여행에서 돌아와 인천공항 버스 플랫폼에서 들리는 익숙한 말들. 캐리어를 현관에 던져두고 다리 쭉 뻗고 거실 바닥에 대자로 누웠을 때 "집이 제일 좋다."라는 안도감. 고된 하루.. 2024. 3. 4.
나는 왜 아프리카TV를 샀을까? (2탄) 팔로우하고 있는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의 최준철 대표님의 인스타에 어떤 한 책의 소개가 있었다. 독점의 기술이라는 책인데, 독점을 획득했거나 상실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재무제표의 숫자들을 벗어나 성장하는 기업들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담은 책이었다. 하고 있는 사업도 그렇고, 주식투자도 그렇고, 1.0에서 이제 2.0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이라는 걸 알지만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막막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나의 눈에 띈 개념, ’상황적 독점‘이 답답했던 마음을 크게 한 꺼풀 벗겨주었다. 상황적 독점이란, 경쟁이 치열한 지금의 시대에 어느 한 기업이 긴 기간 독점을 유지하기는 점점 더 어렵다. 하지만 시장의 상황을 잘 판단하여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로 일정 기간의 독점은 가능하며, 독점 기간동안 기업의 성장은.. 2024. 2. 28.
나는 왜 아프리카TV를 샀을까? 지난 12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아프리카TV 주식을 매수했다. 중간에 마우스 클릭 한번의 어이없는 실수로 계획한 물량의 절반을 잃었지만, 주가가 개인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수준에 있던 때여서 다행히, 다시 매수를 했다. 트위치의 국내 철수 소식과 함께 스트리머들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영향력이 있는 스트리머들이 아프리카TV와 네이버 치지직 사이에서 미팅을 오가며 개인적, 플랫폼의 방송 시스템적 지원 내용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고, 방송을 통해 팬들과 어떤 플랫폼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그러던 중, 네이버 치지직이 스트리머를 선별하여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기 시작했고, 트위치의 UI를 기반으로한 치지직은 생각보다 소소한 시스템적 보완 사항 이외에는 스트리머들의 반응이 우호적이었다. 여기까.. 2024. 2. 27.
주식투자에 있어 겨울은 큰 의미가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 겨울은 큰 의미가 있다. 잎이 하나도 남지 않은 앙상한 나무를 볼 때면, 그 어떤 기대나 낙관은 사라진 기업 자체의 모습을 오롯이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얼마나 두껍고 튼튼한 기둥을 가졌는지, 옆에서 자란 가지들은 얼마나 넓고 곧게 뻗어 나아가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업이 하나의 사업이나 제품, 서비스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쌓여 두꺼운 나이테를 가진 하나의 기둥을 만든 후에서야 옆으로 쭉쭉 자라나는 가지처럼 새로운 사업도 원활하게 확장될 수 있다. 하나의 사업을 긴 시간 잘 성장시킨 기업의 스토리는 주식투자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여러 도전과 마찰의 경쟁 상황을 버티고 이겨낸 대표의 결정과 임직원들의 꾸준한 성장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 2024. 2. 26.
"잘했네 장모님, 오늘도 고생하셨어!" "잘했네 장모님, 오늘도 고생하셨어!" 요즘 내가 장모님께 자주 하는 말이다. 점심을 먹으며 장모님은 아내와 나에게 오전에 읽은 책, 뉴스, 드라마에 대해 메모하고 설명을 해준다. 재활 연습이다. 글씨는 삐뚤빼뚤 알아보기 어렵고, 메모는 해두었지만 무슨 얘기였는지 이해 못 한 것들도 많지만, 나날이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가만있어 봐, 가만있어 봐." 손사래를 치며 뭔가를 기억해 내어 말하는 일은 장모님 머리에 아주 곤혹스러운 일이다. 장모님 말마따나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일이지만, 우리 셋 모두 요즘 이 시간들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 뇌경색 증상이 보여 장모님을 급히 응급실로 모시고 갔을 때만 해도 나는 장모님이 어린아이가 되어올 줄 몰랐었다. 밥 먹고 TV 보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도, 하.. 2024. 2. 25.
같이 우는 연습을 해보자. 첫 회사를 다니던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스러지듯 침대 옆에 앉아 몇 시간이고 울었던 적이 있다. 지금이면, '왜 울게 되었을까?' 이유라도 천천히 생각해 보려 했겠지만,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눈물에 눈물을 포개가며 서럽게 우는 일뿐이었다. 하루에 수만 명의 사람들이 오가는 공항에서, 여럿 동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왜 그때 혼자 울기를 선택했을까? 난 어린 시절부터 누구에게 고민 상담을 한 적이 별로 없다. 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이었고, 고민을 설사 꺼내 놓는다고 해도 말하기 전에 고민의 크기와 상대의 반응에 대한 걱정? 염려? 등등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결국 입을 닫곤 했다. 이런 탓에 엄마 아빠의 이혼에 대해서도 성인이 되어서야 친구들에게 꺼내놓을 수 있었다. (다..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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