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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네 장모님, 오늘도 고생하셨어!"
요즘 내가 장모님께 자주 하는 말이다.
점심을 먹으며 장모님은 아내와 나에게 오전에 읽은 책, 뉴스, 드라마에 대해 메모하고 설명을 해준다.
재활 연습이다.
글씨는 삐뚤빼뚤 알아보기 어렵고, 메모는 해두었지만 무슨 얘기였는지 이해 못 한 것들도 많지만,
나날이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가만있어 봐, 가만있어 봐."
손사래를 치며 뭔가를 기억해 내어 말하는 일은 장모님 머리에 아주 곤혹스러운 일이다.
장모님 말마따나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일이지만,
우리 셋 모두 요즘 이 시간들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
뇌경색 증상이 보여 장모님을 급히 응급실로 모시고 갔을 때만 해도
나는 장모님이 어린아이가 되어올 줄 몰랐었다.
밥 먹고 TV 보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도, 하려고 하지 않았던,
딸과 사위가 울고 답답해하고 화를 내도,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던,
3년 반이란 시간을 지나 우리 셋 모두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
봄이 다가오니,
화사한 봄꽃처럼 장모님이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또 다른 생명이 주어진 것처럼,
그렇게 건강하기를 바라본다.
내일도 눈높이 선생님처럼,
그렇게 장모님과 함께할 점심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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