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IRA가 쏘아 올린 주식 초보의 새로운 무기 1탄

1.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의 정의와 현 상황

IRA(Inflation Reduction Act) 법안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에너지 절감 정책의 큰 변화이자 상징입니다. 지난 8월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서명한 해당 법안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의 대응으로 총 7,730억 달러의 정부 예산을 투입하여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은 물론 보건 분야 복지 개선, 기업 과세 개편 등을 통해 재정 적자 해소와 인플레이션 감축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특히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에 유리한 차별적인 전기차 관련 법안은 빠르게 국내 배터리3사를 포함한 관련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에서 한국산 전기차의 높은 시장 점유율로 인한 미국산 전기차와의 피할 수 없는 경쟁, 전구체와 같이 높은 중국 의존도의 2차전지용 소재는 차별적인 법안 적용을 강화시키는 배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IRA, 전기차 관련 법안

인플레이션 감축법에는 내년부터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전기차에 대해 7,500달러(약1,000만원)에 이르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북미(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최종 조립되어야 한다.

-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되거나 북미에서 재활용된 일정 비율 이상의 배터리 핵심 광물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조건

- 북미에서 제조된 배터리 소재가 일정 비율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

위 조건들이 한번에 당장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북미에서의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부담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국의 공급망 강화와 안정를 위한 강제된 변화의 요구이기에 개인적으로는 씁쓸한 마음이지만, 우리 기업들의 신속하고 현명한 대응을 기대합니다. 

다음은 관련 법안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인 이해를 위해 법안에 사용된 용어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3. 전기차 관련 법안의 상세 사항

- 광물(critical minerals): 자연적인 과정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인간이 채취, 채굴한 암석의 기본 입자. (예: 리튬이 포함된 광석)

- 원재료(raw materials): 인공적으로 광물을 합성 및 화학적 처리를 가미해 채취, 가공한 것으로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소재. (예: 리튬, 수산화리튬)

- 전기차에 대한 연도별 인센티브 조건의 변화 

   2022년: 북미 지역 내 최종 조립
   2023년: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율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취 및 생산한 핵심 광물 40% 비율 충족, 배터리 소재 50%
   2024년: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율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취 및 생산한 핵심 광물 50%, 배터리 소재 (중국 등과 같은 우려 국가에서 공급하는 소재는 지원 불가)
   2025년: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율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취 및 생산한 핵심 광물 60% (중국 등과 같은 우려 국가에서 공급하는 광물은 지원 불가)
   2026년: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율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취 및 생산한 핵심 광물 70%
   2027년 이후: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율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취 및 생산한 핵심 광물 80%

 

4. 국내 기업들의 대응 행보

삼성SDI

- 다국적기업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25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결정.

- 중국의 '간펑리튬' 지분 절반 이상을 매각.

LG에너지솔루션

-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외곽에 14억 달러 규모의 북미 최초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설 결정.

- 캐나다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레이크'와 황산코발트, 수산화리튬 공급 위한 업무 협약.

- 미국 '컴퍼스 미네랄'과 탄산수산화리튬 공급 위한 업무 협약.

- 폴란드 공장의 포드향 생산라인을 2배로 늘리는 한편,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 검토.

SK온

- 호주 '레이크 리소스(Lake Resources)'에 지분 10%를 투자하여 친환경 고순도 리튬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

(리튬은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공급받는다.)

- 호주 '글로벌 리튬'과 안정적 수급에 대한 양해 각서 체결.

포스코그룹

-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올해 5월 8,000억 원을 투자해 캐나다에 하이니켈 양극재 합작공장인 '얼티엄캠' 설립 및 2024년 하반기 완공 예정.

- 국내 광양에 이차전지용 고순도니켈 정제 공장 착공.

- 1조 5천억 원을 투자해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상용화 공장 2단계 조기 건설.

 

5. 소년의 시사점

산업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IRA 법안과 대응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소란스런 요즘입니다. 대부분의 변화는 소란스런 상황에서 조용히 싹트고 꽃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기업의 기술력 향상과 주가의 상승에 변화를 주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지난해를 끝으로 대부분 전기차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횡보 또는 하락을 해왔습니다. 횡보하는 기업과 하락하는 기업의 이유와 차이를 한 가지로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결국 배터리 소재 기업의 강력한 입지는 전기차라는 정해진 미래가 태동한 이후,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의 하락보다는 횡보를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완성차 기업은 배터리를, 배터리 기업은 소재를, 소재 기업은 광물을 내재화하려는 시도와 변화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의 모멘텀을 충분히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란스런 상황에서도 차근차근 IRA 법안 대응을 위해 준비하고,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 주식 초보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을지 긴 시계열을 두고 관심을 가질 때라고 생각합니다. 

 

 

"종목에 대한 매수 및 매도에 대한 의견이 아님을 참고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