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초보의 한심하지만 가치 있는 고난의 역사는 지난 글에 이어 계속됩니다.
주식 왕초보의 역사 2탄
-4단계: 주식하면 패가망신한다는 말을 조금씩 믿게 되며, 주식을 멀리하고, 마이너스 수익률의 계좌는 방치한다.
헤어진 연인의 사진첩을 가끔 꺼내어 보는 것처럼 주식 계좌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열어보곤 합니다. 처음에는 혹시나 원금이 회복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합니다. 하지만 결국 한 달 두 달 그렇게 1년을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러 있는 많은 종목들을 보며 주식은 역시 사기꾼들이나 하는 것이라 한탄하며 주식 애플리케이션을 꺼버립니다.
-5단계: 주식 투자의 손실로 인한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헤어짐이 있다면 또 새로운 인연이 있는 것처럼 새로운 주식 계좌를 개설합니다. 헤어진 연인의 사진첩 같은 잊어버리고 싶은 기존의 주식 계좌는 서랍 속에 꽁꽁 넣어둡니다. 절대 급하게 사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금씩 소액으로 산업별로 종목을 조금씩 사서 모읍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결국 수익을 얻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지수가 하락해도 손실금이 크지 않아 마음이 편안합니다. 하지만 점점 손실이 적은 만큼 수익도 적어 지수가 상승할 때도 계좌의 수익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심지어 작은 수익도 주가의 변동에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서면 그냥 매도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점점 초심은 사라지고 이렇게 하는 것도 아닌가 의구심이 들며 투자가 혼란스럽습니다.
-6단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주식 시장의 하락. 지수의 하락은 이 정도는 되어야 폭락이라 말하는 것이다.
주식 투자가 제일 혼란스러운 시기에 전 세계의 주식 시장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끝이 보이지 않는 폭락을 합니다. 소액으로 천천히 투자해와서 분할 매수할 여력은 있으나 처음 겪는 큰 폭락에 분할 매수(divided purchase)도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떤 기업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며, 어떤 기업과 산업은 주가의 회복이 느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유하고 있는 종목의 추가 매수는 결국 또 실패로 돌아갑니다. 손실금을 극복하기 위한 리밸런싱은 없고 막연한 매수만 있을 뿐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지수의 급등에 종목의 수익이 플러스만 되면 매도를 하기 바쁩니다. 다행히 그동안의 경험으로 매도 타임을 뒤로 미뤘던 몇몇 주식으로 평균 40% 이상의 수익을 내고 매도를 합니다.
-7단계: 왜 이러지? 지수가 계속 올라가네.
다시 하락할 거라고 예상했던 지수는 전 세계의 유동성 자금을 등에 업고 계속해서 상승합니다. 다시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 끝에 주식을 다시 사기 시작합니다. 매일매일 급등하는 종목들을 보며 내 종목도 내일 당장 올라갈 것 같은 기대감에 한 번에 매수하는 금액은 점점 더 커집니다. 주가가 오릅니다. 또 오릅니다. 역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종목수를 늘려갑니다. PER, PBR, 실적보다는 수급에 집중합니다. 지수가 한 번씩 크게 하락을 합니다. 괜찮습니다. 지수는 결국 다시 오를 것입니다. 몇 번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합니다. 끝없는 상승이 이어질 것 같았던 2021년 7월을 마지막으로 지수는 끝없는 하락을 합니다.
-8단계: 원금 회복은 언제 되지? 결국 단타(short-term traiding) 밖에 답이 없는 건가?
1년간 제일 많은 수익을 안겨주었던 제약 바이오주가 맥을 못 추고 하락을 합니다. 가끔 반등할 때 일부 매도하며 주식 수량을 줄여갔지만 손실금은 계속 쌓여만 갑니다. 결국 한국 시장은 단타(short-term traiding)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캘핑(scalping stock traiding)을 해보다가 1분봉(1 minute candlestick chart) 하나에 5%씩 마이너스 하락을 맞이합니다. 또다시 계좌에는 잡주(thematic stock)만 늘어갑니다.
-9단계: 얼마 남지 않은 현금으로 트레이딩과 공부를 하며 그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 생각했는지 조금씩 알아갑니다.
트레이딩을 하다 보니 차트의 흐름과 가격의 구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조건 낮은 PER, PBR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대규모 증설과 높은 실적이 예상된다는 뉴스 기사를 보고 한 번에 매수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락장에서 실적이 없는 기업의 주가는 지수가 반등해도 상승하지 못합니다. 배당금을 많이 준다고 연말에 무턱대고 배당주를 사면 안됩니다. 마이너스 5%, 10% 하락에 성급하게 분할매수(divided purchase)를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압니다. 주식시장이 환율, 금리, 정치, 물류, 질병, 전쟁 등 여러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제서야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10단계: 손절과 리밸런싱의 하루
눈물을 머금고 최악의 순간이 와서야 결국 손절을 하며 계좌의 리밸런싱을 시작합니다. 부족한 현금으로 합리적인 가격구간에 온 종목만 조금씩 매수합니다. 지수가 상승할 때, 가장 먼저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과 종목을 매일매일 공부하고 찾아 나섭니다. 참 마음이 복잡합니다.
주식 왕초보의 에필로그
주식 투자를 해서 돈 버는 사람보다 잃는 사람이 많다고 많이 듣지만, 여러 매체에 주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주식을 시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큰 성공을 꿈꾸면 마음이 참 조급해진다는 것을 느낍니다. 투자의 명저를 읽어도 눈앞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호가와 크게 상승하는 종목의 차트는 가벼운 사람의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습니다.
주식에는 정말 정답이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단기 투자, 스윙투자, 중장기 투자 그리고 가치 투자와 성장주 투자의 구분은 정말 의미가 없습니다. 소액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는 결국 기업의 변화를 계속해서 추종하고 수급에 따른 차트의 흐름을 분석하여 투자 기간을 가능한 한 최소화 하며 현금의 회전율을 높여야 합니다. 매수는 절대 성급하게 하지 말고 합리적인 가격이 올 때까지 충분히 기다렸다 사야 합니다.
부디 내일은 오늘보다 성장한 개인투자자로 주식 시장에서 같이 오래오래 살아남길 바랍니다.
외로운 투자자 여러분, 우리 모두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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