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즐겨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너무나 큰 인기를 모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도 재밌게 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박해영 작가의 '나의 해방일지' 이후 취향에 맞는 드라마를 찾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아쉽게도 다음 주를 끝으로 막을 내릴 '사랑의 이해'의 이야기를 돌아보려 합니다.
1. 사랑의 이해(利害)와 이해(理解)
이해(利害): 이익과 손해를 아울러 이르는 말.
이해(理解): 깨달아 앎. 또는 잘 알아서 받아들임.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임.
'사랑의 이해'는 은행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중심으로 네 남녀의 사랑의 시작과 만남, 이별을 얘기합니다.
하상수(유연석) 계장은 은행에 입사한 이후 좋아해 오던 안수영(문가영) 주임과의 만남을 시작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안수영을 만나러 가는 길에 무언가 모를 마음에 발걸음을 아주 잠시 주저하게 되고, 그 주저함을 목격한 안수영은 큰 실망을 하고 이 둘의 사랑은 시작조차 못하고 엇갈리게 됩니다.
아주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둘은 어떤 사랑의 이해(利害) 관계에서 한 명은 망설이고 한 명은 실망을 했을까요?
각자 마음에 둔 사랑의 깊이, 사회적 환경에서 서로가 위치한 자리와 그 자리를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저마다의 시선, 겪어온 아픔에 대한 기억들과, 상처 뒤에도 여전히 남겨져 있는 흉터가 아직도 마음 한 구석을 아프게 하는 일들은 사랑에 대한 이해(理解)보다는 이해(利害)의 문제로 오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엇갈린 만남 사이로 하상수에게는 같은 대학 후배이자 은행 지점으로 발령을 받은 박미경(금새록) 대리가 다가오고, 안수영에게는 같은 지점의 청경 정종현(정가람)과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금새록은 자신의 노력이 언제나 집안의 배경 덕으로 치부되는 삶에서 자신을 그저 한 사람으로 생각해 주고 다정하게 배려하는 하상수를 사랑하게 되고, 안수영은 힘겨운 버티는 삶에 응원이 돼주고 먼저 손을 건넨 종현과 함께하게 됩니다. 그리고 네 남녀는 또 다른 시련과 마주하게 됩니다.
2. 사랑의 이해(利害)
예뻐? 잘생겼어? 어떤 스타일이야?
누군가와의 가슴 뛰는 사랑도 처음은 보통 이런 대화나 주제로 시작되기도 합니다. 이런 관심은 만날 예정인, 만나기 시작한 상대방과 서로 미적인 이해(利害) 관계에 놓여 있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특히 결혼정보회사의 광고는 이러한 이해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나이, 학력, 연봉, 거주지, 직업군, 키 등 결혼을 준비하는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이해(利害) 관계를 어느 정도 확인하고 만남을 시작하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안락한 결혼 생활에 대한 이해관계가 여러 복합적인 조건들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우리는 이런 조건들과 쉽게 마주하게 됩니다. 남자는 족장의 아들로 건강하고 부유하고 강성한지, 여자는 여러 명의 아들을 잘 낳고 양육할 수 있을 것 같은 조건을 갖췄는지 말입니다.
부유하고 안전하고 안락한, 혈육의 번식에 대한 이해관계를 봤을 때,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3. 그 어떤 이해(利害)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도 사랑
사랑의 이해를 보면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어디까지의 이해(利害) 관계에 놓여있을까?' 그리고 어디까지가 무의식적이었고 어디까지가 의식적인 판단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높은 언덕과도 같은 이해(利害)도 결국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이해(利害)를 통해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해(理解)하게 되는 작품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마지막 화를 기다리며 오늘의 후기를 마칠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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