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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그만둔 후, 사업을 시작하고 주식 투자를 하면서 나의 하루는 이전보다 많이 차분해졌다.
요즘은 점심에 아내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회사를 다닐 때는 5분 거리도 안 되는 곳에 그렇게 예쁜 벚꽃이 만발해도 단 한번 시간내어 근처를 걷지 못했었다. 그나마 여유를 갖자고 손에 쥐고 사무실에 들어온 커피 한잔도 결국 반도 못 마시고 얼음물이 되던 것과는 참 많이 다른 요즘 나의 한낮 풍경이다.
오늘은 엄청나게 큰 말벌을 봤다. 말벌 다리가 그렇게 길고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 건 살면서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우주선이 착륙할 때 내리는 우주선 다리 같은 모습이랄까? 산책길을 걸으며 말벌에 대해 알아봤다. 점심시간에 내가 네이버 지식백과를 보며 말벌에 대해 찾아보고 있을 줄이야. 뜬금없는 말벌 이야기지만..
마음의 여유는 삶을 확장시키는 것 같다. 미처 살피지, 알아보지 못했던 것에 관심을 갖는 일은 오랫동안 모니터만 보고 살았던 내 눈에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참 풍요로운 일인 것 같다.
나와 같은 분주하고 초조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분이 이 글을 보게된다면 꼭 얘기해 주고 싶다.
그냥 흘러가게 두기에는 봄의 낮은 꽤 인상적이라는 것을 말이다.
단 5분, 먼 발치에서라도 봄의 모습을 눈으로 기억하고 마음으로 알아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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